다시 일기 쓰기를 시작하기로 하였다.

내가 초등학교 시절 숙제로 하던 그런 일기가 아닌 내 스스로 나의 일상을 기록한 것은 고등학교 시절이였다.
오래전에 출처를 알 수 없는 곳에서 얻은 "비밀일기"란 책을 읽고 일기를 써볼까 생각을 했었다.
그 책에는 어린 소년이 자신의 일상을 기록한 어떻게 보면 정말 재미 없는 책이였다. 하지만 난 쉼 없이 그 책을 읽어 내려 갔었다. 타인의 삶을 훔쳐보기라도 하는 듯한 약간의 스릴감으로...

일기 쓰기에 기폭제가 되었던 건 우리나라 방송에서 "천재소년 두기"라는 이름으로 방송된 미국 드라마 때문이였다. 그 드라마의 마지막은 항상 두기가 컴퓨터 앞에 앉아서 그날 있었던 일들과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으로 드라마가 마무리 되었는데, 그때 드라마는 화면에 컴퓨터 화면을 가득 채우고 두기의 내레이션과 글들이 타이핑 되는 화면을 보여 주었는데 그 장면을 보고 나도 컴퓨터로 일기를 써 보아야겠다고 맘을 먹었었다.
그리고 일기를 쓰는 프로그램을 찾았었다. 그 시절에는 모뎀시절이라 프로그램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PC 잡지에 부록으로 나오는 플로피 디스크에 편집 프로그램이 있으면 그걸로 시도를 해 보기도 하였다. 하지만 오래 간직하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이 "한글" 워드프로세서 였다. 암호로 파일을 잠글 수도 있고 계속 개발되는 프로그램이니 나중에 파일을 열어 볼 수 없는 일은 없을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그렇게 일기를 쓰기 시작한 것은 도스용 한글 워드프로세서에서 고등학교 1학년 후반기로 생각이 된다. 그전에도 간간히 써오기는 했지만 본격적으로 쓴 것은 그 때로 기억이 된다. 한달치 일기를 하나의 파일로 하여 날짜와 날씨 그리고 그 날이 내 생에 몇 번째 날인지 기록도 하였었다.
삼년정도 일기를 써 오다가 군대를 가는것으로 일기 쓰기를 멈춘것으로 기억이 된다.

그 뒤로 오래 써오던 일기를 가끔 꺼내어 읽어보면 참 재미 있었다. 그 땐 그런 고민을 했었고 그러한 일들이 있었구나하고... 읽을때 마다 다시 일기를 써 봐야겠다고 맘은 먹었었는데 시작이 쉽지가 않았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이제서야 다시 시작을 하게되었다.

이번에는 덩치큰 워드 프로세서가 아니라 WinOrganizer 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기로 하였다. 워드 프로세서는 더이상의 라이선스와 회사에서 말고는 쓸일이 없어 거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집에 있는 컴퓨터에는 설치조차 되어 있지 않아서 이다.

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오래된 일기를 읽어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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